Data science를 공부하겠다는 결심은 COVID-19이 한창 창궐하던 시기에 시작하였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는 가기가 꺼려지니 지인들을 만나는 것도 어려워지고, gym과 서점마저 문을 닫았으니 자연스럽게 직장과 집만 반복하는 끊임없는 단조로운 생활이 이어졌다. 퇴근 후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들이 너무나도 아깝다고 느껴져서,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 후 또는 주말의 긴 시간 동안 내가 했던 일이라고는 Netflix를 시청하는 것과 Youtube를 보는 것 밖에는 기억에 남지 않았다. Netflix는 더 이상 볼만한 드라마가 남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시청을 했고, Youtube는 전혀 보지 않던 내가 수 십 개의 채널을 구독하는 열혈 시청자가 될 정도로 영상 시청에만 빠져있는 멍청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다가 문득 사이버대학을 졸업했다는 후배의 말이 생각났다. 방송통신대학교와 달리 출석수업이 없어 강의 수강과 시험이 좀 더 자유로운 사이버대학이라면 나도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사이버대학 학교들과 학과 검색에 들어갔다. 학교 선택은 별로 고민하지 않았다. 모교 고려대학교의 자매 학교인 고려사이버대학교가 있기 때문에 타 학교들과 약간의 비교를 해본 후 바로 선택했다. 고려사이버대학교에서는 2018년 부터 Big data 전공 학과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공 또한 바로 선택할 수 있었다.
Data science에 대한 관심은 진작부터 갖고 있었다. Python과 R 언어도 공부하고 싶었고 계획을 세우기도 했었다. 그러나 혼자하는 체계없는 학습은 언제나 빠른 포기를 불러왔다. 억시 공부는 학교에서, 그리고 정식 과정을 통해 해야하는거다.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거치는 동안 통계학에 대하여 많은 관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많은 어려움 또한 있었다. 통계학을 전공하지 않은 나같은 타전공 자들에게 통계학은 정말 접근하기 쉽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늘 도전하고 싶었던 그름 덮힌 산 정상같은 의미였다. 단순한 통계 방법의 적용이야 SPSS나 Excel을 이용하여 얼마든 쉽게 통계치를 얻을 수 있지만, 그 통계치가 갖고 있는 의미의 해석은 또 다른 문제였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들과 더불어 새롭게 언급되고 있는 'Big data', 'data science', 'machine learning', 'deep learning' 등등의 새로운 용어들을 보면서 trend를 따라가지 못하는 나의 짧은 지식이 부끄러워졌고, 다시 한번 공부를 시작해야 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리하여 나는 2021년 다시 대학 신입생이 되었다. 고려사이버대학교 미래학부 빅데이터 전공 학생이 된 것이다.
학위를 빨리 받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이미 충분히 많은 대학과 대학원의 학위를 갖고 있다. 기초부터 차근 차근 쌓아올릴 것이다. 넓고 깊게 공부하고, 탄탄한 기초를 다지려고 한다. 그래서 3학년 편입 대신 1학년 신입을 선택했다. 지금부터 Data scientist로 성장하는 4년간의 여정을 이곳에 기록하여 남기려고 한다.